티스토리 뷰
목차

강원도 정선 하면 아리랑과 카지노를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사실 정선에는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정선의 진산으로 불리는 가리왕산입니다. 해발 1,561m로 우리나라에서 아홉 번째로 높은 산에 해당하는 가리왕산은, 웅장한 능선과 울창한 원시림, 그리고 여덟 가지 비경을 품고 있어서 오래전부터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명산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최근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경기장이 들어서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올림픽 이후에도 경기장의 존치와 복원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며, 자연과 개발이 공존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만든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한데요. 오늘은 가리왕산의 기본 정보부터 이름의 유래, 대표 명소, 등산코스까지 하나씩 정리해드릴게요.
가리왕산은 어떤 산일까 - 정선의 진산, 국내 아홉 번째 높은 산
가리왕산은 강원도 정선군과 평창군의 경계에 자리한 산으로, 해발 1,561m에 달하는 높이로 우리나라 산 중에서도 손꼽히는 높은 산에 속합니다. 전형적인 육산으로, 날카로운 암봉 대신 완만하고 웅장한 능선이 끝없이 펼쳐지는 것이 특징인데요. 능선을 따라 자작나무와 주목, 잣나무, 단풍나무 같은 수목들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어서 사계절 내내 울창한 숲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5월 하순이면 산기슭 곳곳에서 취나물과 두릅을 비롯한 수십 종의 산나물이 돋아나, 전국적으로도 이름난 산나물 자생지로 꼽힐 정도입니다. 벨패재, 성마령, 마전령 등 수많은 고개로 이루어진 산세 덕분에 코스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것도 가리왕산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가리왕산 이름의 유래 - 갈왕 전설
가리왕산이라는 독특한 이름에는 두 가지 흥미로운 유래가 전해집니다. 하나는 아주 오랜 옛날 맥국이라는 나라의 가리왕, 혹은 갈왕이라는 인물이 전쟁을 피해 이 산으로 숨어들었다는 전설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입니다. 실제로 가리왕산은 지금도 갈왕산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다른 하나는 산의 전체적인 모습이 마치 곡식을 쌓아두고 덮는 큰 가리의 형상과 닮았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입니다. 강원도에는 가리왕산 외에도 가리라는 글자가 들어간 산이 가리산, 가리봉까지 모두 세 곳이나 있을 만큼, 이 지역에서는 친숙한 지명 요소이기도 합니다. 어떤 유래가 맞든, 유구한 역사와 전설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가리왕산은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선 특별한 의미를 지닌 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리왕산 8경 - 망운대와 비경들
가리왕산은 예로부터 여덟 가지 빼어난 경치, 이른바 가리왕산 8경으로 유명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것은 상봉에 자리한 망운대인데요. 맑은 날 이곳에 오르면 멀리 동해 바다까지 눈에 들어온다고 할 만큼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합니다. 망운대에 서면 오대산과 두타산, 태백산, 소백산, 치악산 같은 내로라하는 명산들이 파노라마처럼 겹겹이 펼쳐지는 장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백발암, 장자탄, 용굴계곡, 비룡종유굴 등이 가리왕산 8경을 이루는데요. 특히 등산로 중 장구목이 구간에서 만나게 되는 백석폭포는 계곡의 물줄기를 돌려 조성한 높이 116m의 인공 폭포로,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신비로운 풍경을 자아냅니다. 맑은 계곡물과 이끼 가득한 원시림이 어우러진 모습 역시 가리왕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매력입니다.
등산코스 안내 - 전국에서 손꼽히는 '빡센' 장구목이골
가리왕산을 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코스는 장구목이골을 지나는 길입니다. 장구목이 입구에서 출발해 이끼계곡을 지나 정상에 오른 뒤, 자연휴양림 입구로 하산하는 코스로 전체 거리는 약 10에서 11km에 달하는데요. 거리만 보면 그리 길지 않아 보이지만, 해발 400m 지점에서 시작해 1,500m가 넘는 정상까지 쉬지 않고 오르막만 이어지는 험한 길이라, 전국적으로도 '빡센 산'으로 악명이 높을 정도입니다. 보통의 산은 오르막과 내리막, 평탄한 구간이 번갈아 나타나기 마련인데, 가리왕산은 올라갈 땐 계속 오르막, 내려갈 땐 계속 내리막만 이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체력에 자신이 있는 분들에게는 짜릿한 도전이,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충분한 준비와 각오가 필요한 코스인데요.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임도를 활용한 비교적 완만한 코스도 있으니, 체력에 맞춰 코스를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평창올림픽의 흔적 - 알파인경기장 이야기
가리왕산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입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될 만큼 생태적 가치가 높았던 가리왕산 중봉 일대에 알파인 스키 활강경기장이 들어서면서, 한동안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 사이에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는데요. 결국 산림 복원을 전제로 조건부 승인을 거쳐 경기장이 건설되었고, 정선군에서 유일하게 치러진 올림픽 경기로 역사에 남게 되었습니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슬로프를 완전히 복원할 것인지, 유산으로 남겨 활용할 것인지를 두고 오랜 논의가 이어졌는데요. 결국 조건부 존치로 결론이 나면서, 지금은 곤돌라를 통해 하봉 정상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국민 힐링 공간으로 조성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빛 공해가 거의 없는 청정지역인 만큼, 밤이면 쏟아지는 별빛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명소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가리왕산은 웅장한 원시림과 여덟 가지 비경, 그리고 올림픽의 역사가 함께 어우러진 특별한 산입니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험준한 등산코스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들에게도, 곤돌라를 타고 편안하게 청정 자연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도 모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어줄 거예요. 이번 강원도 여행에는 가리왕산의 깊은 숲과 역사를 함께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