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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이라면 해금강이나 외도 같은 바다 명소만 떠올리기 쉬운데요. 사실 거제도에는 내륙 깊숙이 자리한 웅장한 산줄기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거제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가라산입니다. 해발 585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처럼 보이지만, 정상에 서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쪽빛 바다와 크고 작은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압도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어요. 게다가 정상 일대에는 고려시대 산성과 봉수대 흔적까지 남아 있어서, 단순한 등산을 넘어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가라산의 기본 정보부터 대표 등산코스, 그리고 놓치면 아쉬운 볼거리까지 하나씩 차근차근 정리해드릴게요.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도 이 글 하나면 충분히 계획을 세우실 수 있을 거예요.
가라산은 어떤 산일까 - 거제도 최고봉의 위치와 의미
가라산은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에 자리한 산으로, 해발 585m로 거제도 전체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꼽힙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는 60여 개의 작은 섬과 900리에 이르는 해안 절경을 품고 있는데요. 흔히 거제 하면 쪽빛 바다와 해금강만 떠올리기 쉽지만, 내륙으로는 500m가 넘는 산들이 웅장한 산세를 이루고 있어서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은근히 알려진 명소랍니다. 가라산이 속한 산줄기를 거제지맥이라고 부르는데, 능선이 비교적 완만하면서도 곳곳에서 시야가 트여 조망이 아주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섬 산 특성상 대부분 오르면 바로 내려와야 하는 홑산이 많은 반면, 가라산은 이웃한 노자산과 이어지는 제법 긴 종주 코스를 갖추고 있어서 하루 산행으로도 충분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산으로 손꼽힙니다.
노자산~가라산 종주코스 상세 안내
가라산을 즐기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이웃한 노자산(565m)과 함께 종주하는 코스입니다. 들머리는 거제자연휴양림으로, 매표소 앞에 서면 노자산 능선이 넓게 펼쳐지는 모습을 바로 마주하게 됩니다. 휴양림에서는 두 가지 등산로로 나뉘는데, 제1등산로는 마늘바위 옆 전망대로, 제2등산로는 노자산 정상으로 이어집니다. 제2등산로를 따라 40분쯤 오르면 노자산 정상에 도착하는데, 이곳에서부터 이미 한산도와 추봉도, 비진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펼쳐지는 한려해상의 풍경이 시작됩니다. 이후 능선을 따라 마늘바위와 뫼바위를 지나면, 거대한 암봉인 뫼바위에서 학동해안이 반원을 그리며 펼쳐지는 장관을 만날 수 있어요. 진마이재를 지나 20분쯤 더 오르면 드넓은 공터로 이루어진 가라산 정상에 닿습니다. 코스 전체 거리는 약 8km, 소요 시간은 5시간 정도로, 하루 일정으로 넉넉하게 즐기기 좋은 코스입니다.
정상에 남은 역사의 흔적 - 산성과 봉수대
가라산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정상 일대에 남아 있는 역사 유적 때문입니다. 가라산 정상에는 고려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성과 봉수대 터가 남아 있어서, 이곳이 예로부터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요충지였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합니다. 실제로 옛 문헌을 보면 거제 가라산의 봉수는 고성 미륵산, 진해 가을포, 함안 파산 등으로 이어지는 경남 제2간봉 봉수망의 일부였다고 전해지는데요. 왜적의 침입을 감시하고 알리던 통신 시설이 이 높은 산 위에 자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시 해안 방어의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여기에 더해 하산길에 만나게 되는 다대산성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입니다. 신라시대에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다대산성은 태뫼식으로 돌을 쌓아 올렸으며 둘레가 약 400m에 이르는데, 성 안으로 들어서면 아름드리 참식나무와 상록 덩굴식물이 우거진 울창한 숲이 펼쳐집니다. 성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다대마을과 그 뒤로 아련하게 보이는 해금강의 풍경은 산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최고의 보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봄철 야생화와 코끼리바위, 놓치면 아쉬운 볼거리
가라산과 노자산 일대는 봄철 야생화 군락지로도 유명해서 식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능선을 따라가다 보면 얼레지 잎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3월 말쯤 만개하면 능선 전체가 꽃길로 물든다고 해요. 진마이재 부근은 원추리 군락지로도 알려져 있어서, 초여름이면 연초록색 원추리 새순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가라산 자락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형상의 바위, 이른바 코끼리바위입니다. 마치 코끼리가 코를 늘어뜨린 듯한 신비로운 바위 모양이 등산객들 사이에서 인생샷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에는 가라산을 찾는 새로운 이유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전망대가 있는 망등에 오르면 거제도 최남단인 망산 일대와 다대해안, 저구리만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모습도 감상할 수 있어서, 코스 내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등산 정보 및 마무리
가라산 등산을 계획하신다면 거제자연휴양림을 들머리로, 저구고개를 날머리로 잡는 종주 코스를 추천드립니다. 하산 지점인 저구고개에서 15분쯤 걸어 나가면 버스가 다니는 명사 마을 정류장이 있어서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가능해요. 전망대 부근에서는 길 찾기에 주의가 필요한데, 다대마을 방향 이정표를 따라야 저구고개로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거제시청 근처에서 멍게비빔밥이나 물메기탕 같은 향토 음식으로 든든하게 마무리하시는 것도 좋은 코스가 될 거예요.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그만큼 사람에 덜 붐비면서도 한려해상의 절경과 역사의 흔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가라산. 이번 거제도 여행에는 바다뿐 아니라 산까지 함께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