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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 왕산면과 정선군의 경계에 자리한 노추산은 해발 1,322m로,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산이지만 산기슭 계곡에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곳입니다. 바로 모정탑길인데요. 이곳에는 한 어머니가 2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홀로 쌓아 올린 3,000개의 돌탑이 계곡을 따라 끝없이 이어져 있습니다. 화려한 관광지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 어느 곳보다 진한 감동을 전해주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데요. 사연을 알고 나서 이 길을 걷다 보면,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간절한 기도 속을 걷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노추산의 기본 정보부터 모정탑길에 담긴 사연, 그리고 탐방코스까지 하나씩 정리해드릴게요.
노추산은 어떤 산일까 - 강릉과 정선의 경계에 선 산
노추산은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과 정선군의 경계에 자리한 산으로, 해발 700m에 이르는 고원 산촌마을인 대기리를 품고 있습니다.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높은 지대에 자리한 이 마을은, 예로부터 깊은 산중의 고요함과 순수한 자연을 간직해온 곳인데요. 노추산 자락의 계곡을 따라서는 전나무 숲길이 이어지는데,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불어오는 맑은 공기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되는 구간입니다. 이 숲길을 따라 약 2km쯤 걷다 보면 서서히 돌탑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데요. 앞으로도 돌탑, 좌우로도 돌탑, 계곡의 물길 사이사이로 뻗어난 샛길에도 돌탑이 가득한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산세 자체도 아름답지만, 이 길이 품고 있는 사연을 알고 나면 노추산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게 됩니다.
모정탑길의 사연 - 26년간 쌓아올린 어머니의 기도
모정탑길이라는 이름에는 애틋한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이 돌탑들을 쌓은 사람은 차옥순 할머니로, 결혼 후 4남매를 두었지만 그중 아들 둘을 먼저 떠나보내고 남편마저 정신질환을 앓게 되면서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힘든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할머니는 꿈속에서 산신령으로부터 계곡에 돌탑 3,000개를 쌓으면 집안이 평안해질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이후 할머니는 돌탑을 쌓을 장소를 찾아 나섰고, 1986년 하늘 아래 첫 동네로 불리는 대기리 노추산 계곡에 자리를 잡았는데요. 그날부터 2011년 6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무려 2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며 돌탑을 쌓아 올렸습니다. 자녀와 가정을 향한 한 어머니의 간절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이 이야기는, 이후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3000개의 돌탑, 신비로운 풍경
모정탑길을 걷다 보면 크기와 형태가 저마다 다른 돌탑들을 만나게 됩니다. 높이 1m 남짓한 작은 탑부터 2m가 넘는 커다란 탑까지, 정교하고 섬세한 솜씨로 쌓아 올린 원뿔형 돌탑들이 마치 작은 첨성대들이 모여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요. 새소리와 물소리에 맞춰 늘어선 돌탑들의 행렬을 따라 걷다 보면, 현실이 아닌 신화 속 세계를 걷는 듯한 묘한 전율을 느끼게 됩니다. 돌 하나하나에 깃든 정성을 생각하면, 이것이 그저 평범한 돌무더기가 아니라 한 사람의 간절한 염원이 응축된 예술 작품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조선시대 대학자 율곡 이이가 어린 시절 이 산에서 학문을 닦았다는 전설을 기리는 구도장원비도 함께 만날 수 있어서, 모정탑길은 어머니의 사랑과 옛 선비의 정신이 함께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탐방코스 안내
모정탑길 탐방은 주차장에서 시작해 세월교를 건너 상징돌탑을 지나고, 힐링캠프장 입구와 돌탑체험장을 거쳐 모정돌탑산책로를 따라 모정돌탑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진행됩니다. 전체 거리는 약 1.2km로 길지 않은 편이고, 왕복 소요 시간도 1시간에서 2시간 정도면 충분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데요. 입장료가 없어 더욱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탐방로 인근에는 소형차 기준 100대가량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오토캠핑장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서 하루 코스뿐 아니라 1박 2일 여행으로 계획하시기에도 좋습니다. 돌탑공원에는 소원 우체통도 마련되어 있는데요. 사랑하는 가족이나 자녀를 위해 편지를 써서 넣어보는 것도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거예요.
노추산 걷기축제
매년 가을이면 대기리마을에서는 노추산 모정탑길을 주제로 한 걷기축제가 열립니다. 해발 700m 고원 마을인 대기리의 산촌체험학교에서 개회식을 가진 뒤, 노추산 장구목능선 삼거리부터 모정의 탑까지 약 9.6km 구간을 천천히 걸으며 야생화 해설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요. 느려서 더 행복하다는 축제 이름처럼,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속도에 맞춰 걷는 경험 자체가 이 축제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철에 방문하신다면, 붉게 물든 숲길과 돌탑이 어우러진 더욱 특별한 풍경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마무리하며
노추산 모정탑길은 화려한 볼거리보다, 한 어머니가 26년이라는 세월 동안 쌓아 올린 진심 어린 사랑을 마주하는 공간입니다. 돌탑 하나하나에 깃든 정성을 느끼며 걷다 보면,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는데요. 가을 단풍과 함께 깊은 울림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번 가을에는 강릉 노추산으로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