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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이라면 설악산이나 태백산처럼 널리 알려진 명산만 떠올리기 쉬운데요. 사실 남한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 함백산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명산입니다. 해발 1,572.9m의 함백산은 강원도 태백시와 정선군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백두대간의 든든한 줄기를 이루는 이 산은 정상까지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고갯길 만항재와, 천년의 역사를 품은 고찰 정암사까지 함께 품고 있어서 등산객뿐 아니라 일반 여행객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생화가 만발한 천상의 화원으로, 겨울에는 눈꽃과 상고대가 가득한 설국으로 변신하면서 사계절 내내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데요. 오늘은 함백산의 기본 정보부터 만항재, 정암사, 그리고 등산코스까지 하나씩 정리해드릴게요.
함백산은 어떤 산일까 - 남한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
함백산은 해발 1,572.9m로, 남한 지역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에 해당합니다. 태백시 소도동과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으며, 조선시대 지리서인 산경표에는 대박산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산이기도 합니다. 주변으로는 태백산, 백운산, 매봉산 같은 고봉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서, 백두대간을 이루는 핵심 구간 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정상에 올라서면 태백산과 일월산, 백운산, 가리왕산까지 겹겹이 펼쳐지는 산줄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정상 부근에는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 주목나무와 다양한 야생화 군락이 형성되어 있어서,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또한 동해의 일출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위치 중 하나로 꼽히면서, 새해 해맞이 명소로도 많은 산행객들이 찾고 있습니다.
만항재 - 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
함백산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만항재입니다. 해발 1,330m에 달하는 이 고갯길은 정선과 영월, 태백의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포장도로를 통해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덕분에 험한 산행을 하지 않고도 손쉽게 고원의 절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데요. 봄부터 가을까지는 정선 지역 특유의 야생화가 만발해 천상의 화원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고, 이른 아침이면 안개가 밀려들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겨울철 만항재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데요. 잎을 모두 떨군 낙엽송 가지마다 눈꽃과 상고대가 보석처럼 맺히면서, 발아래로 겹겹이 펼쳐지는 백두대간의 설경과 어우러져 숨이 멎을 듯한 장관을 선사합니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가 높아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습니다.
정암사 - 천년고찰과 수마노탑 이야기
함백산 북서쪽 자락에는 신라 선덕여왕 5년인 서기 636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천년고찰 정암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보물 제410호로 지정된 정암사 수마노탑인데요.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할 때 가져온 마노석을 이용해 쌓은 것으로 전해지는 이 탑은, 높이 약 9m의 칠층 모전석탑으로 벽돌을 쌓은 듯 정교한 형태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정암사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한 곳이기도 해서,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경내에 들어서는 순간 차분하고 경건한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극락교를 건너면 만날 수 있는 좁은 물길에는 천연기념물 제73호로 지정된 열목어 서식지도 자리하고 있어서, 역사와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으로 꼽힙니다. 함백산 등산이나 만항재 드라이브와 함께 들르기 좋은 코스예요.
함백산 등산코스 안내
함백산을 오르는 가장 인기 있는 방법은 만항재를 들머리로 삼는 코스입니다. 만항재에서 함백산 정상까지는 고도차가 약 243m에 불과하고 1시간 남짓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어서, 등산 초보자도 큰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코스로 꼽히는데요. 산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야생화 군락지를 지나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탁 트인 백두대간의 장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길게 산행을 즐기고 싶다면 화방재에서 출발해 수리봉과 만항재, 야생화 군락지를 지나 함백산과 중함백산, 은대봉을 거쳐 두문동재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추천하는데요. 총 거리는 약 14km, 소요 시간은 6시간 정도로 하루 산행치고는 넉넉한 편입니다. 체력과 시간에 맞춰 만항재에서 시작하는 짧은 코스와, 화방재부터 시작하는 긴 코스 중에서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주변 볼거리 - 폐광촌의 새로운 변신
함백산 주변 지역은 과거 우리나라를 대표하던 탄광 지대였던 만큼, 폐광의 흔적을 활용한 독특한 관광지들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1962년부터 2004년까지 운영되었던 동양 최대의 민영 탄광, 사북탄광은 이제 관광객에게 공개되어 당시 사용되던 샤워실과 채탄 장비실 등을 직접 둘러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1964년부터 2001년까지 운영되었던 삼척탄좌 부지에 조성된 삼탄아트마인 역시 폐광의 흔적 위에 문화와 예술의 가치를 더한 독특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는데요. 조금 더 멀리 이동하면,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검룡소도 만날 수 있습니다. 용이 산다는 전설이 깃든 이 작은 못에서 솟아난 물줄기가 석회암을 침식시키며 흘러가는 신비로운 풍경은, 함백산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가 되어줄 거예요.
마무리하며
함백산은 험준한 산행을 좋아하는 등산객부터, 편안한 드라이브로 절경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까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보기 드문 산입니다. 야생화가 만발하는 봄여름, 눈꽃이 가득한 겨울 어느 계절에 방문하시든 실망시키지 않는 풍경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만항재의 천상의 화원과 정암사의 고요함을 함께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이번 기회에 꼭 한번 떠나보시길 추천드립니다.